생리대 대신 ○○을?! 조선 여성들의 생리 관리법
조선 시대 여성들이 불편한 시기를 지혜롭게 버텨낸 방법들
시대를 초월한 공감, 그날은 언제나 조심스러웠다
현대 여성들에게는 다양한 생리용품이 있지만, 조선 시대 여성들에게는 그런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선 여성들이 아무런 대비 없이 그 시기를 보낸 건 아니에요.
오히려 그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불편한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는 법을 터득하고 있었죠.
그 시절 여성들에게 생리란 ‘숨겨야 하는 일’, ‘말하지 않아야 하는 일’로 여겨졌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의 생활 속 지혜가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조선 시대 여성들의 생리 관리법을 들여다보면,
놀랍고도 감탄스러운 조선의 슬기로운 살림법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1.생리대 대신 ‘헝겊 생리대’와 자연 소재를 썼다고?
조선 여성들은 생리 기간에 천으로 된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면생리대의 원조였죠.
이를 달거리보,달거리헝겊이라 불렀으며, 직접 손으로 빨아서 재사용했어요.
천은 주로 삼베나 무명, 헌 옷 조각으로 만들어졌고,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은 최대한 부드럽게 처리했습니다.
속옷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에는 천을 여러 겹 접어 속고의나 속치마 안쪽에 고정하거나, 허리춤에 묶는 방식으로 착용했어요.
불편했지만, 여성들은 이를 조용히 감내하며 지냈습니다.
또한 지역에 따라서는 마른 풀잎, 짚, 깔개천, 솜, 심지어 마른 이끼를 생리대처럼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어요.
이러한 소재들은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흡수력이 있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유용했죠.
단, 이런 천 생리대는 위생 문제로 인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어요. 사용한 후에는 삶아 빨거나 햇볕에 말려 소독했고,
습기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보관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햇빛 소독과 재사용은 지금의 친환경 생리대 개념과도 비슷하죠.
2.생리통, 냉증? 약보다 ‘생활 방식’으로 다스린 조선 여성들
조선 시대 여성들에게도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같은 생리 관련 증상이 있었고, 이를 다스리는 여러 민간요법과 생활 습관이 전해졌습니다.
우선, 생리통이나 하복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된 것은 따뜻하게 덥히는 것이었어요.
따뜻한 쑥찜질, 쑥차, 또는 쑥뜸이 자주 사용되었고,
특히 쑥은 여성 건강을 지키는 대표적인 약초로 여겨졌어요. 지금도 산부인과 한방요법에 사용되죠.
그리고 생리 중에는 차가운 물에 손도 대지 말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여성들은 몸을 차게 하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했어요.
달거리 중에는 방을 따뜻하게 하고 찬 음식을 삼간다는 것이 조선 여성들의 상식이었죠.
또한 생리불순이나 냉증이 심한 여성에게는 한약재를 섞은 죽이나 탕약을 권했는데,
대표적으로 당귀, 천궁, 계피, 생강 등을 달여 먹었습니다.
이런 약재들은 지금도 여성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흥미롭게도 조선 여성들은 생리를 단지 생리 현상으로 보지 않고, 몸의 기운과 흐름을 읽는 신호로 여겼어요.
그래서 생리 주기를 통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절해나간 것이죠.
3.조선 여성들은 생리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
조선 시대에는 ‘생리’라는 단어 자체가 쓰이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달거리,그날,월수,천연 같은 표현을 사용했어요.
이 말들엔 모두 공통적으로 숨기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일이라는 분위기가 담겨 있죠.
여성들끼리도 생리에 대해 대놓고 말하지 않았고, 어머니나 할머니가 딸에게 몰래 가르쳐주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생리가 시작된 딸에게 이제부터 몸가짐을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것이 일종의 성교육이었어요.
이런 문화는 조선의 유교적 가치관에서 비롯되었고, 여성이 몸을 단정히 하고 절제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육과도 연결돼 있죠.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조선 여성들은 혼례를 치르기 전까지 생리용품이나 여성 건강 관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초경을 맞은 소녀들은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병으로 오해하는 일도 있었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도 여성들은 서로를 통해 지혜를 나누고, 조용히 서로 도우며
그 시기를 견디는 ‘보이지 않는 연대’를 형성해왔어요.
지금은 더 나은 환경에서 생리 기간을 보내고 있지만,
조선 여성들의 인내와 지혜를 떠올리면 고개가 절로 숙여지지 않나요?
맺음말
불편함 속에서도 피어난 조선 여성들의 생활 지혜 조선 여성들에게 생리는 불편하고 조심스러운 날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자연과 친해지는 법, 자신의 몸을 아끼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금처럼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시절, 그들은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돌보고 지켜냈던 생활의 장인이었죠. 오늘날 생리용품은 편리하고 위생적이지만, 조선 여성들의 생활 방식에서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삶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생리를 단순히 ‘귀찮은 일’로 여기기보다는, 몸을 살피고 쉬어야 하는 자연의 시간표로 받아들였던 그들의 태도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