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테리어라 하면 가구, 조명, 커튼, 러그까지
눈을 사로잡는 물건들이 집안을 꾸미지만,
조선시대 주부들도 그 시대 나름의 감각적인 ‘집 꾸미기’를 했습니다.
바로 천, 종이, 나무 같은 자연 소재를 활용한
패브릭 인테리어의 정수 — 병풍, 모시, 발!
조선의 살림집은 소박했지만, 공간을 아름답게 연출하는 솜씨는
오늘날 디자이너 못지않았답니다.
오늘은 이 세 가지 품목을 중심으로
조선 주부들의 집 꾸미기 비법을 파헤쳐 볼까요?
1. 병풍 - 조선의 이동식 벽 & 예술품
병풍은 조선시대 인테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아이템입니다.
벽 없이 공간을 나누고, 장식까지 겸하는 실용적 미술품이었죠.
병풍은 주로 방의 분위기를 정돈하고, 바람을 막으며,
추운 겨울엔 보온 효과까지 있었습니다
종류.
글씨를 새긴 서화 병풍
꽃과 나무를 그린 화조 병풍
십장생을 그린 장수 기원 병풍
혼례식에 쓰는 책가도 병풍 등.
병풍은 단순히 장식품이 아니라
집안의 분위기를 말없이 대변하는 존재였어요.
가난한 집이라도 한 폭 병풍은 꼭 걸어두었고,
예술적 안목이 곧 집안의 격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손님이 오면 병풍을 열고 닫으며
공간을 환대의 자리로 순식간에 바꾸는
조선 주부들의 인테리어 센스는 지금 봐도 놀랍습니다!
2. 모시 - 여름을 품은 천연 커튼
모시는 조선시대 여름을 대표하는 원단이었습니다.
바람이 솔솔 통하면서도 햇빛을 적당히 가려주고
습기까지 조절해 주는 이 천은 자연산 에어컨 필터라 할 만했죠.
모시의 특징
통기성 최고. 여름철 실내 환기 효과
자외선 차단 - 강한 햇빛도 부드럽게 필터링
습도 조절 - 장마철에도 뽀송한 집 유지
모시는 옷감으로도 사랑받았지만,
창문이나 문을 덮는 발, 혹은 실내 가리개로도 널리 쓰였습니다.
햇살이 강한 한낮, 방 안을 시원하게 유지하려면
모시로 만든 커튼이나 발을 드리우는 게
조선 주부들의 여름철 패브릭 인테리어 비법이었어요.
모시 발은 단순히 여름용 커튼이 아니라
자연광을 부드럽게 가리고,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아름답게 흐릿하게 만들어
조선 주택의 자연스러운 미학을 완성했답니다.
3. 발 - 공간을 나누는 천연 패브릭 칸막이
오늘날 파티션처럼 공간을 구획하는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발입니다.
발은 대나무, 갈대, 짚, 모시 등을 엮어 만든
조선시대의 천연 칸막이입니다.
용도
문 대신 공간을 나누는 가림막
햇빛을 적당히 걸러주는 커튼
바람을 막고 사생활을 지키는 용도
발은 종류가 다양했어요.
죽발(대나무),모시 발,짚 발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문을 열어두고 발을 내려
바람은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고
시선은 차단하는, 지금으로 치면
심플한 노출 디자인 인테리어였어요.
발은 주로 안방, 대청, 사랑방 사이를 나누거나
외부와 실내를 구분하는데 사용됐고,
사계절용 발도 따로 존재해
계절별 교체가 집안 관리의 기본이었습니다.
결론-천, 대나무, 종이로 완성한 조선 주부들의 인테리어
조선시대 주부들은 장식용품 하나하나에
자연을 담아 공간을 꾸몄습니다.
오늘날처럼 물건을 사서 놓기보다는
실용성과 미학이 공존하는 살림살이를 만들어
사계절을 똑똑하게 살아냈죠.
병풍으로 공간을 나누고,
모시로 햇살을 가리고,
발로 바람을 붙잡아두던
조선 주부들의 지혜로운 집 꾸미기는
오늘날 미니멀 인테리어와도 닮았습니다.
지금 우리의 집 안에도
이런 자연소재 인테리어를
한 번쯤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